한 그릇이 식탁에 놓이기까지, 100년이 걸렸다. 4대째 흙을 빚는 도예가 한지윤의 작업장과, 그 자리에서 만난 시간에 대한 이야기.
"좋은 그릇은
만들어지는 게 아니라
오랫동안 기다려서 도착하는 것입니다."
우리가 편지를 잃어버린 지 한참이 지났다. 이메일도 카톡도 다 편지의 후예지만, 어느 누구도 그것을 편지라고 부르지는 않는다. 우리는 알고 있다. 그것은 편지가 아니라는 것을. 그렇다면 무엇이 잃어버린 것일까.
2024년 봄, 용산에 한 작은 활판인쇄소가 문을 다시 열었다. 30년 전 문을 닫았던 곳이다. 4대째 인쇄소를 운영하던 가족이 모두 떠난 자리에, 30대의 한 사람이 다시 활판기를 닦기 시작했다. 우리는 그 자리에서 4시간을 이야기했고, 그 이야기는 결국 편지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.
그가 말했다. "사람들이 활판인쇄로 청첩장을 다시 만들기 시작한 게 5년 전쯤이에요. 처음엔 그게 그저 트렌드라고 생각했어요.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알겠더라고요. 사람들이 활판인쇄에서 사고 싶었던 건 종이의 질감이 아니라, 종이 위에 잉크가 스며드는 짧은 시간이었어요."
VESSEL은 한 사물, 한 사람, 한 도시에 대한 매거진입니다. 2주에 한 번, 한 가지 주제만을 깊이 들여다봅니다.
유명한 사람을 인터뷰하기보다,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. 빠른 정보 대신 천천히 읽어야 하는 글을 만듭니다.
VESSEL은 그릇이라는 뜻입니다. 한 그릇이 무언가를 담아내듯, 이 매거진이 당신의 하루의 어떤 순간을 담아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.
2주에 한 번, 한 가지 주제만을 깊이 들여다본 한 권의 매거진을 보내드립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