월요일 아침에 비가 내렸다. 출근하지 않는 월요일은 1년에 몇 번 없어서, 비가 내리면 그게 마치 선물 같다. 우산을 챙기고 가방에 책 한 권을 넣어 집을 나섰다.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않았는데,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연남동으로 향했다.
요즘 자주 가는 작은 카페가 있다. 골목 안쪽에 있어서 처음에는 찾기 어려웠는데, 이젠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것 같다. 주인 아저씨가 직접 내려주시는 드립커피가 너무 좋고, 매장 한쪽 창가 자리에서 보이는 좁은 골목 풍경도 좋아한다.
한 잔의 라떼와 작은 책 한 권
도착해서 늘 시키는 것을 시켰다. 라떼 한 잔, 그리고 오늘은 디저트도. 비 오는 날엔 단 게 당기는 법이니까. 주인 아저씨가 살짝 미소 지으시며 "오늘은 단 것도 같이 드시네요?"라고 물어보셨다. 단골이 되었다는 작은 기쁨.
창가 자리에 앉아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. 오랜만에 다시 펼친 페터 한트케. 한 페이지를 읽고, 잠시 창밖을 보고, 다시 한 페이지. 이 리듬이 좋다. 빨리 읽을 필요도 없고, 끝까지 읽지 않아도 좋다.
창 너머로는 한 할머니가 우산을 받고 천천히 걸어가셨고, 또 다른 우산이 그 옆을 지나갔다. 빠르게 가는 사람도, 천천히 가는 사람도, 모두 자기 속도로 비를 맞고 있었다.
이런 자리들이 늘어났으면
요즘 큰 카페들이 늘어나는 게 좀 아쉽다. 회의 같이 해야 할 일이 있을 때야 큰 카페가 편하지만,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날엔 이런 작은 카페가 그립다. 사람들이 적당히 적고, 음악이 너무 크지 않고, 주인이 매번 같은 자리를 비워두는 그런 곳.
이 카페는 이런 자리들 중 하나다. 다른 곳에서 받지 못하는 위로를 여기서 받는다. 비싸지도 않다. 그저 좋은 음료와 좋은 자리, 그리고 매번 똑같이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주인 아저씨가 있을 뿐이다.
혹시 연남동을 지나신다면 한 번 와보시길. 좀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, 그 어려움이 이 자리의 좋은 점이기도 하다. 위치는 댓글로 물어봐 주세요. 너무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곳이라 본문에는 적지 않을게요. 가시면 라떼 한 잔과 함께, 천천히 시간 보내세요.
오늘의 작은 식탁이었습니다. 다음 주에 또 만나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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